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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과 창작을 한 번에 깨우치는) 우리 시 이야기
지은이 : 정 진 명 **
가  격 :   14,800원
ISBN : 978-89-7193-250-6 03810
초판발행일 : 2018년 4월
문학사 3천년 만에 풀어낸_ 시를 보는 새로운 눈!

시는 인류의 감성을 표현해온 훌륭한 예술 갈래인데도 어느 사이 우리의 청춘을 괴롭히는 일상사가 되었다. 특히 한국에서 시는 입시를 위한 실력등급 평가수단으로 전락하여 감상과는 상관없는 비평이론이 시를 이해하는 유일한 잣대가 되었다. 입시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이런 관행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인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괴로운 현실에서도 시는 읽히고 쓰인다. 젊음이 가장 영롱하게 빛나는 학창시절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갈래가 시이다. 이 책은 그 빛나는 시절을 빛낸 이름 없는 학생들의 시를 글감으로 하여 어떻게 하면 시를 올바르게 감상하고, 나아가 스스로 창작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설명한 책이다.
물론 시 창작 안내서는 지금까지 가짓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다. 특히 대학에 몸담은 교수들이 이런 안내서를 많이 냈다. 그렇지만 그런 책들을 모두 살펴본 지은이에게는 대학교재로 나온 창작이론서가 정작 ‘창작’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더욱이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어렵기만 한 전문용어를 나열하여 설명하는 시론은 교실에서 배우는 지긋지긋한 용어들의 연장선이어서 오히려 시를 쓰려는 마음에 재를 뿌리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한다.
이런 답답한 상황을 지켜보던 지은이가 스스로 학생들 수준에 맞는 글을 쓴 것이 2007년 무렵이고, 그간 서너 차례의 원고수정을 거쳐 이번에 완비된 책으로 정리되어 나온 것이다.
지은이는 우선 교실에서 배우는 문학의 갈래론이 3천 년 전부터 이어져온 것이라는 점을 밝히고, 과연 이런 이론으로 오늘날의 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 그런 의문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뜻밖에 기존의 이론과는 다른 시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시를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은 상상력의 발화점을 찾는 일이다. 그러면 시가 어떻게 쓰였는가를 금방 이해하게 된다. 지은이는 수많은 시들이 단 3가지 방법으로 쓰였다는 사실을 찾아낸다. 3가지 방법이란, 빗대기, 그리기, 말하기이다. 이렇게 시작법을 정리하고, 그 작법이 적용된 시들을 인용하여 설명하는 방식으로 글을 풀어나갔다.
이 책에 인용된 시들은 모두 지은이에게 배운 학생들의 작품이다. 지은이는 30년간 중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친 교사이면서 대학 때 시로 등단한 시인이었다. 시인 선생님이 가르치는 국어시간에 학생들이 쓴 시를 모아서 학생합동시집을 몇 차례 낸 적도 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시를 감상하면서 동시에 자연스레 시를 쓸 수도 있게 된다. 감상과 창작의 원리가 동시에 파악된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시인이 되는 방법’에 대한 안내도 자세히 소개했다. 따라서 시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아주 좋은 책이며, 전문용어가 아니라 실제로 시를 쓰는 데 필요한 내용으로 가득 찼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시가 원래 참 쉬운 것임을 깨닫게 되고, 쉬운 것을 어렵게 만든 우리 사회의 구조도 저절로 인지하게 된다.
시를 단순히 감상하려는 사람이나, 시인을 꿈꾸는 평범한 사람이나, 시를 학문으로 이해하려는 전문가 모두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책머리에

저는 처음 세상에 시인으로 나섰습니다. 1987년에 이른바 시로 등단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뒤이어 사범대를 나온 까닭으로 교사가 되었고, 자연스레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치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쓰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쓰는 것은 혼돈 속에서 새 길을 찾는 것이지만, 가르치는 것은 이미 찾은 길을 안내하는 것입니다. 가르치는 것에 익숙해지면 쓰는 것으로부터 저절로 멀어진다는 점을 평생 경계하고 살았지만, 제가 경계한 그 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제 시보다 잡글이 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곤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제 본래 자리는 시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와서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시인으로 보낸 평생을 헛된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 덕에 한창 자라는 젊은 아이들과 평생을 즐겁게 호흡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정리한 것은 제가 평생 학생들과 어울리며 느끼고 생각한 내용들입니다. 문예이론이 서구에서 흘러든 것들이 자리 잡은 현실에서 우리의 시각으로 시를 새롭게 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보려고 한다고 해서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쓰는 방법을 누군가에게 전달하려고 하다 보니 뜻하지도 않게 그런 기회가 저에게 찾아왔습니다. 그것을 글로 정리한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시가 편하게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 개구리 해부하듯이 시를 배우고 나면 그 시는 우리에게서 멀어집니다. 우리가 시를 버릴 뿐, 시는 우리를 버리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시가 쉽게 쓰이고 쉽게 읽히고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그렇게 어렵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는 한 마디를 하려고 이렇게 긴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책으로 엮어준 학민사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용박골에서
정진명 삼가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