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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제국
지은이 : 마스이 츠네오 지음/이진복 옮김
가  격 :   15,000원
ISBN : 89-7193-165-5 (03910)
초판발행일 : 2004년 9월
이 책은 청나라의 흥기에서부터 그 쇠퇴까지, 17세기 중엽부터 19세기 말에 걸친 중국 대륙의 정세를 서술하고 있다. 이른바 사회주의 중국 이전의 구중국 최후의 번영과 그 몰락의 방향을 기술하고 있다. 청나라 초기에 반청복명 운동이 있었고, 또 19세기 말 청나라가 쇠미의 길을 걷자 많은 애국지사들이 민족자강운동에서부터 공화정 운동까지 다양한 애국계몽운동을 벌였지만, 각각의 운동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만주족에 지배당해온 한족 250년의 굴욕과 울분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250년 청나라 시대는 과거 중국의 모든 문화와 예술, 학술과 사상, 과학기술의 집적임에 현대의 중국인, 특히 한족이 이를 질시하거나 축소할 수가 없는 일이다.

이 책은 중국사에서 청나라 시대만을 끄집어내어 그 사회와 경제의 내용, 그리고 사상과 학예의 동향을 설명하는 식으로 기술하지는 않았다. 또 이 책은 종래의 청대사들과는 달리 왕조사로서 청나라 조정을 중심으로 정치적인 문제만을 나열하는 방식을 취하지도 않았다.

물론 청나라를 특징지을 만한 것이 적었던 것, 곧 청대의 황제들이 명대의 제도와 문물, 인사들을 적극 받아들여 중국을 변증적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시켰다는 점에서 특징적이지 않다는 관점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구중국의 종말을, 정치에서는 관료조직을 황제에 봉사하는 통일된 강력한 체제에 중심을 두고, 경제에서는 은을 주축으로 한 상품유통의 성대함에 초점을 맞추어 하나의 극한을 묘사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붕괴시키는 것으로서 외국의 군사와 경제의 진출, 농민의 저항, 시민의 성장에 근거를 찾아보았다. 이처럼 이 책은 수직적 왕조사를 훌쩍 뛰어넘어 청대사의 수평적 문화사회경제사를 지향하는데 큰 특징이 있다.
 
         
과거 중국의 집적 - 청대

중국사를 왕조사(王朝史)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은 오랜 습관처럼 되어 있다. 특히 통사를 편찬하는 경우, 왕조사 이외의 형식을 취하기란 곤란하지만, 현재는 그다지 필요가 없다. 본서도 청왕조의 흥기에서 그 쇠퇴까지, 17세기 중엽부터 19세기말에 걸친 정세를 서술하고 있다. 이른바 구중국(?中國) 최후의 번영과 그 몰락의 방향을 묘사한 것이다. 구중국은 인류 역사에서 하나의 정점을 보이고 있으며, 황제 한사람에게 만민(萬民)이 봉사하는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오늘날 중국은 구중국의 부정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청대에서는 인민의 유산이라 생각되는 것 외에는 인정하지 않지만, 사실상 중국인이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유산의 대부분은 청대에 이루어진 것이다.

청대는 과거 중국의 집적이다. 따라서 청대만 끄집어내어 그 사회와 경제의 내용 그리고 사상과 학예의 동향을 설명하는 것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종래 왕조사로서 청조를 중심으로 정치적인 문제를 나열하는 식이 많았던 것도 정치사에 얽매였다기보다, 이 이외에 청대를 특색 지을 만한 것이 적었다는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사는 미동계(微動計)로 기록했던 사회의 궤적이고 하나 하나의 사건을 연역하는 것으로 역사가 구성되지만, 그 전체는 평범하게 되풀이되는 모습을 보이기 쉽다. 본서에서는 가능한 한 이런 종류의 해설을 피했다. 특히 수많은 사실에 대해 충실감 있게 기술을 하지 않았다. 구중국의 역사서가 모두 관료에 의해 관료를 위해 쓰여졌고, 그들이 밤낮 염두에 두었던 제도와 관직이 대부분 주제를 차지하였다. 오늘날도 역시 그 여풍이 횡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일부로 피했다. 오늘날도 주위사람들이 중역, 부장 또는 과장이라고 열거하는 것은 적어도 남의 험담을 좋아하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청대사 사전 역할을 고려하지 않았다. 상당히 뛰어난 사전이 나와 있기 때문에 각 분야를 망라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독자가 기대하는 바는 필자로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하기 때문에, 충분히 대답할 수 없음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싶다.

더욱이 종래 동양사라는 기술에 익숙했던 독자에게는, 이 책이 어딘가 부족하리라 생각된다.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준다면 다행이다. 특히 민중사로 한다면 본서와 같은 시리즈 일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에 굳이 시도하지 않았다. 그래서 읽히는 맛이 나쁘고, 설명이 충분하지 못한 점도 부정할 수 없다. 본래 개설이 갖고 있는 결함이지만, 역으로 새로운 발견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물을 쳐서 고기떼를 쫓으면, 고기떼의 성격보다도 그물의 성능이 새삼스럽게 통감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청대 미술 분야를 통관하여 회화・서도(書道)를 보게되면, 조각에서 갑자기 어리둥절해 진다. 유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명・청 사이에 조각은 쇠퇴하여 볼 만한 것이 없다는 면도 있지만, 우리들이 이것을 조각이라고 보고 있는 시각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조상(造像)의 요구가 적어지고 의욕이 감소했던 사실은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조각의 기술은 방향을 바꾸어 조칠(雕漆)과 옥기(玉器)・상아 세공 등으로 발휘되었고, 이것은 중국이외에도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보여지는 경향이다. 일본에서도 에도기(江戶期)의 조상(造像)이 쇠락했던 배경 역시 비슷한 사정이라고 생각된다.

종교적 열정의 냉각이라든가 미의식(美意識)의 변화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가 부각되어 오는 것이다. 개설은 문제를 제출하는 장이지 해답을 얻어내는 장이라 할 수 없다.

이 책은 구중국의 종말을, 정치에서는 관료조직을 황제에 봉사하고 통일된 강력한 체제에 중심을 두고, 경제에서는 은을 주축으로 한 상품유통의 성대함에 초점을 맞추어 그 하나의 극한을 묘사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붕괴시키는 것으로서 외국의 군사와 경제의 진출, 자국 농민의 저항, 시민의 우월 등 3가지를 취급하려 했다.

그러나 후자는 본서의 범위가 청말이기 때문에 충분히 설명을 하지 못했다. 오늘날 중국을 보면서 구중국을 논하는 경우, 당연히 오늘날의 인도와 서아시아도 근거로 하지 않으면 안되고 더욱이 제3세계라는 국가들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상당히 곤란하여 공식론이 되기 쉽다. 공식론은 의외로 독자를 안심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굳이 이것을 피했기 때문에 더욱 읽히는 맛이 나쁠 것이다.

독자의 맑은 거울에 어떠한 영상이 맺히는가? 다행히 한 장면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