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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엿보기
지은이 : 최란아
가  격 :   9,500원
ISBN : 89-7193-141-8 (03920)
초판발행일 : 2002년 6월
한국과 네덜란드, 어찌보면 유라시아 대륙의 동남쪽 끝과 북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어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자세히 알아보면 무시하지 못할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4백 여 년 전 네덜란드 뱃사람 헨드릭 하멜은 우리나라 제주도에 표류해 와 서양문물의 충격을 전해 주었고, 하멜은 다시 네덜란드로 돌아가 『하멜 표류기』를 씀으로써 유럽에 조용한 은자의 나라 조선의 모습을 전해 주었다. 또한 요즘은 축구를 세계 4강에 우뚝 서게 한 히딩크 감독으로 인해 네덜란드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21세기 한국이 벤치마킹 해야 할 이상적인 국가 모델로서도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것은 작은 국토에 빈약한 자원, 높은 인구밀도 등 두 나라가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미국·중국 등 강대국 따라잡기에만 정신이 없다. 그저 네덜란드에 대해서는 국토가 바다보다 낮은 나라, 풍차의 나라, 튜울립의 나라 등 피상적으로밖에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찍이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의 열강들과 당당히 맞서서 또는 그들의 제국주의적 군사력을 피해가면서 무역으로 국가를 살찌우게 하고, 국민을 먹여 살렸고, 협소한 국토를 늘리기 위해 초인적으로 자연을 극복해 온 나라 네덜란드로부터 우리가 목표로 하는 소강국, 곧 작지만(작은 땅) 강한 나라(큰 나라)의 대표적 예를 주목해야 한다.
이제 그들은 악착같은 무역과 구두쇠 살림으로 작지만 풍요로운 나라, 마약과 안락사까지도 개인의 선택에 맡기는 인권 선진의 나라, 매춘과 동성애를 합법화한 평등의 나라, 풍차와 튜울립이 만발하는 동화같은 나라를 만들었고, 우리는 이 책에서 소개한 그들의 문화와 삶을 통하여 우리가 갈 길을 확인해 본다.
 
         
작가의 말

여행을 한 나라도 꽤 되고, 1년 이상 살아본 나라를 셈해도 서 너 군데가 되지만, 그 중에서도 네덜란드는 내게 아주 특별하다. 네덜란드에 가기 전에 알고 있었던 게 거의 없어서 특별하고, 그곳에서 네덜란드인과 결혼하여 네덜란드 식구가 되어 살게 되었으니 더 특별했다.

준비된 것과는 다르게 삶은 나를 가만히 두질 않는다. 덜컥 네덜란드에 가서 살게 되었고, 이렇게 책까지 내게 되었다.

거의 책 한 권 분량만큼의 원고가 묶어져 출판사와 연결이 될 때만 해도, 그렇게 작고 먼 나라가 한국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끌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학민사와 출판을 위한 작업에 들어가고, 편집을 하고 하는 중에 월드컵이 시작되었고, 그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승승장구를 하면서 나의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멀기만 하다고 느껴졌던 나라 네덜란드가 지금처럼 우리에게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질 때가 있을까.

큰 나라에 밀리고 가까운 나라에 밀려서 그 동안 네덜란드에 관한 관심은 그다지 없었다고 본다. 월드컵 덕분, 히딩크 덕분이리라.

나보다 훨씬 오래 네덜란드에 살아온 한국인들, 정통으로 네덜란드어를 공부해 네덜란드에서 대학, 대학원을 마친 전문가들, 네덜란드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 국적을 갖고 뿌리를 내린 사람들이 분명히 많다. 책을 내는 데까지는 쓰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관심과 지식과 꾸준한 자료 수집, 집필을 하는 시간, 네 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는 그 중에 다른 사람들보다 자료 수집과, 앉아서 집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많았던 것 같다.

한 나라에 대해 얼마나 잘 안다고 책을 쓰냐고 한다면, 내게도 할 말은 있다.

이것은 교과서나 역사책, 지침서가 아니고, 나의 생활경험에서 나온 문화적 충격, 내가 자라면서 겪었던 한국과는 사뭇 다른 문화들을 정리한 책이라는 것이다.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여러 자료들을 참고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네덜란드의 전부를 보여준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가볍고 재미있게 읽고 한 나라에 대한 이해를 보다 깊이 할 수 있다면, 그로 인해 세계를 보는 안목도, 우리와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으리라.

많이도 서로 다를 것도 같지만, 어떻게 보면 결국은 먹고사는 것, 살아가는 방법이 궁극적으로 같다는 것, 고민과 애정과 증오, 슬픔은 어디에도 존재한다는 것은 한때 어지러웠던 나의 삶에 좋은 위로가 되었다. 어디에서 살든지, 무얼하며 살든지, 행복은 자기의 가슴속에서 나온다는 생각. 그래서 나는 이제 30대 중반이 넘어가나 보다.

나의 원고가 책이 되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 한성기획 여러분들, 학민사 여러분들, 날마다 기이한 행동으로 문화적 충격을 듬뿍 안겨줌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나의 자료 수집에 도움이 되어준 남편 휴고에게도 감사. 좋은 친구로 변함없는 우정을 보여주는 꼰요와 이꺼리흐트에게도 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

2002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