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천 사
제가 특수교육 전문가이며 도예가인 다해(多海) 박정희 교장선생님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6년 여름, 교감자격연수 동기생으로 함께 연수 교육을 받으면서부터입니다. 돌아보니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러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합니다.
연수가 끝나고 이듬해 교감으로 승진 발령을 받은 여름방학 때였습니다. 당일 일정으로 진행된 교감단 연수가 있었는데, 박 교장선생님은 지적장애 1급 장애아인 아들 석이를 데리고 와서 우리에게 당신의 아들이라고 당당히 소개했고, 그때 비로소 저를 비롯한 몇몇 연수 동기들은 박 교장선생님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 후 박 교장선생님은 남들은 쉬쉬하며 숨기고 싶어 하는 자기의 가족사를 학부모를 상대로 한 대중 강연은 물론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서도 솔직하게 털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역경 속에서도 멈추거나 굴하지 않고 특수교육 전문가로서, 또는 도예가로서, 1급 장애아를 둔 엄마로서 자기의 길을 꿋꿋하게 지켜가고 있습니다.
몸집이 커지고 나이가 들어도 서너 살의 지능밖에 안 되는, 아무리 노력해도 현대 의학으로는 고칠 수가 없는 장애인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교직자로서, 간병인으로서, 1인 3역, 혹은 4, 5역을 하면서도 대학원에 진학하여 주경야독으로 특수교육 전문가가 되었고 도예가가 된 박정희 교장선생님! 그 열정적인 의지와 실천력에 우리는 감탄의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의 고통을 다 어루만져 줄 수가 없어서 우리 곁에 ‘어머니’를 보내주셨다는 말씀이 있는데, 이는 박 교장선생님과 아들 석이를 두고 하는 말씀이 아닐까 합니다. 박 교장선생님은 그렇게 어려운 환경과 시간을 감내하면서도 여러 차례 장애아 교육에 대한 강연을 펼쳐 장애 인식 개선에 앞장섰으며, 두 차례의 도예전을 열어, 무슨 일을 할 때 망설이거나 작심삼일(作心三日)하기 일쑤인 우리들에게 선구자로서 귀감이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첫 도예전 ‘물 담은 하늘’이 물소리 바람소리를 땀의 열정으로 빚어 기다림의 흔적 위에 옹기종기 사연을 풀고, 옹달샘의 정화수를 길어 기도하는 순수 모정의 표현이었다면, 두 번째 도예전은 땡볕에서 더 강인한 의지로 단심의 꽃을 피우고, 활짝 웃는 선인장을 독창적으로 빚어냄으로써 간난(艱難)의 세월 동안 극한의 삶을 헤쳐 온 불굴의 모성과 그 희망을 노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박 교장선생님이 정년퇴임에 즈음하여 그간 겪어낸 가정 및 교직 생활과 기타 당신이 경험한 여러 생활들을 진솔하게 고백한 글들을 모아 『푸른집 이야기』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박 교장선생님이 가감 없이 도란도란 들려주는 이 이야기들이 장애인 자녀나 가족을 둔 분들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고, 정상인에게는 장애인과 그 가족을 이해하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고 꼭 그렇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한편 오늘의 박정희 교장선생님이 있도록 혼신을 다해 외손자 석이를 함께 돌보아 주신, 모친 김정분 여사님의 무상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와 찬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끝으로 이 책 『푸른집 이야기』는 ‘꿋꿋한 의지와 열정의 실천이요, 끝없이 포근한 모성애의 여정’이라고 자리매김하면서 미지의 독자들께 감히 일독을 권하는 바입니다.
2016. 초여름 날에 봉명재에서 이 건 영(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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