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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시대 불꽃이 되어
지은이 : 70년대민주노동운동동지회
가  격 :   39,800원
ISBN : 978-89-7193-261-2 03330
초판발행일 : 2021년 11월
1970년대 민주노동운동의 현장 ; 그 삶과 투쟁의 기록

이 책은 1970년대 ‘어둠의 시대’에 ‘자본과 공권력의 잔혹한 탄압에 맞서 결연한 투쟁의 길’을 걸었던 이 땅의 민주 노동조합들의 기록이다. 다른 한편, 이 책은 숱한 투쟁 속에서 분노하고 절망하면서도 희망을 되살리고자 서로서로 어깨를 건 따뜻한 형제자매의 정으로, 결연한 동지애로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온 노동자들의 진솔한 증언이기도 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면목동 YH무역에 입사한 7남매의 막내, 가난에 쫓겨 들어간 다락방에서 하루 열대여섯 시간을 무릎 꿇고 일해야만 했던 평화시장의 열세 살 소녀 등등 숨 가쁘게 살아온 우리의 언니, 오빠들의 땀과 눈물을 이 책은 생생히 전해준다. 누군가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꿈이었고, 또 누군가는 옳은 일을 하면 언젠가는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온 그들!

그들의 아픔과 투쟁으로 우리의 역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눈물로 지켜낸 그들의 삶은 존중받아야 하고, 오늘의 우리는 그 삶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존중’과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것은 다른 것 같아도 같은 수많은 노동자의 삶과, 같은 것 같아도 다른 여러 민주 노동조합들의 투쟁을 씨줄과 날줄로 한 1970대 노동운동사의 진면목이다.

‘70년대민주노동운동동지회’ 임현재 회장은 이 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어둠의 시대 70, 80년대의 민주 노동조합운동에 관한 역사는 여기저기 흩어져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전체적인 과정의 조직적 기술에는 충실하였지만,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노동자 개개인의 목소리는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바로 그 한계를 보완하는, 수출지상주의를 위해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국가폭력에 맞서 싸웠던 민주적 노동조합운동의 기록이면서 그 주인공들의 생애사이다.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왜 노동자가 되었고, 어떻게 노동자로서 각성하고 사회적 인식을 높였는지, 숱한 투쟁 속에서 분노하고, 절망하면서도 희망을 되살리고, 결국에는 따뜻한 형제자매애에서 결연한 동지애로 연결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때를 되돌아보면서 지금 어떤 생각을 가지고 내일을 꿈꾸고 있는지 기록하여 남기고자 했다.”

또한 이 책은 특정 노동조합의 노동운동사로만 기억되는 것뿐만이 아니라, 산업화 시기 빈농 출신의 저학력 어린 여성들이 노동에 투입된 후 노동자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인식 · 발전시킨 경로, 그리고 사회화 이후 수십 년간 자기복제의 삶을 살아온 역정을 증언한다는 점에서 여성사, 사회사, 현대사 등의 관점에서 다루어야 할 소중한 원천자료로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참세상을 만들자며 헤쳐 온 길,
함께 한 노동의 꿈을 활자로 새기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

자신을 불사르며 외친 전태일 열사의 50년 전 절규는 오늘도 여전히 절박하다. 그래서 더 우리는 자꾸 말하고 기록해야 한다. 바로 이 책은 자본과 권력의 방해 공작 속에서도 민주노동조합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리면서 싸워온 70년대 민주노동운동 동지들의 진솔한 기록이다.
1970년대 공업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우리 경제는 눈부신 발전 을 이루었지만, 그 경제를 떠받치던 노동자들의 처지는 참혹했다. 농촌에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없어서 도시로 왔던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병을 얻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서울 청계천의 다락방에서 등이 굽을 정도로 웅크린 채 일했고, 먼지 자욱한 요꼬 공장에서 일하고는 잘 곳이 없어 남산의 낙엽을 이부자리 삼기도 했다.
오빠를, 남동생을 공부시키고, 가장 노릇을 해야 했던 여성 노동자들은 초등학교, 중학교만 겨우 마치고 방직, 가발, 전자, 제사, 금속, 제약, 봉제, 피혁, 제지, 어망 등등 여러 공장에 들어가 기계처럼 야간노동, 일요일 노동, 심지어 밤샘 노동을 밥 먹듯이 해야 했다. 개중에는 고등학교 출신자도 있었지만, 기아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인권유린, 그리고 차별대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가의 공권력은 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노동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억누르는 기업주를 위해 동원되었다.
더 이상의 참을 수 없는 노동조건 속에서 노동자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 나섰다. 전태일 열사의 죽음은 그 도화선이었다. 노동자들은 스스로 깨우치며 무수히 많은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헤아릴 수 없는 투쟁을 벌였다. 그 길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경제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자본과 공권력의 잔혹한 탄압에 맞서는 엄혹하고도 결연한 길이었다.
이 책은 70년대에 바로 ‘자본과 공권력의 잔혹한 탄압에 맞서는 엄혹하고도 결연한 그 길’을 걸었던 청계피복, 원풍(한국)모방, 동일방직, 반도상사, YH무역, 콘트롤데이타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전국 방방곡곡에서 벌인 민주노동조합들의 단호하고도 당당한 투쟁의 기록이다. 다른 한편 이 책은 서로서로 어깨를 걸고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과 투쟁성을 지켜온 사람들, 굴욕적인 회유와 음흉한 매수의 유혹을 뿌리치고 참다운 노동의 가치를 지켜온 사람들, 국가폭력의 육체적·정신적 고문에 굴하지 않고 노동자의 주체성을 지켜온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록이다.
.............(중 략)
이제 예순이 지나 일흔을 넘긴 오늘, ‘70년대민주노동운동동지회’의 이름으로 소략하지만 우리의 역사를 남길 수 있음을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산업화·민주화에 성공하여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고 하는 작금에도 산업재해며 과로사로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죽어 나가고 있고, 노동현장에서의 모멸과 차별과 위협의 사례들도 난무한다. 이 기록이 이 땅의 노동운동을 발전시켜,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앞당기는데 노동자 후배들에게 한 줌의 용기와 격려라도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임 현 재 (70민노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