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쟁이‘ 나라. 캐나다에 대한 첫 인상이다.
넓고 깨끗하고 호젓해서 아름다운 땅. 틀 잡힌 듯 여유있는 일상사. 늘 숨가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캐나다는 마치 ‘안락한 도피처‘와 같은 부러운 곳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 왠지 얄미운 생각을 떨칠 수 없었던 것은 무슨 연유에서인가.
아마 이것은 우리 한인교민들이 겪고 있는 고된 삶의 실상 때문인 듯 했다. 주로 인종들 간에 나뉜 고착화 되다시피한 계층구조, 캐나다는 자기 네 것임을 과시하는 백인들의 오만한 태도, 한국에서 가져간 돈마저 서서히 탕진케 하는 힘든 생활 여건, 과외가 싫다며 이민간 나라에서 ‘숙제과외‘까지 시켜야 하는 답답한 교육 현실 등등. 사회경제적 생활 조건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나라. 근래 우리들의 이민 희망 국가들 가운데 늘 1위를 차지하는 나라. 하지만 잠시 쉬기는 좋아도 평생 살 곳은 아닌 듯 했다. 깍쟁이 나라답게 인종차별이 너무 세련되게 덮어져 있는 것 같아 더욱 그랬다.
이 글은 2000년 초 약 일년 동안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의 교환교수(visiting scholar)로 있으면서 겪고, 느낀 것을 쓴 이야기 모음이다. 단순한 여행기처럼 캐나다의 멋진 관광지나 기행담 등을 소개하는 일은 가급적 줄였다. 그 대신 위에서 본 것처럼, 우리 한인교민들이 캐나다에서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교육적 문제들 저변에 대한 ‘비판적 문화 읽기‘를 많이 하고자 했다. 캐나다 사회와 우리 사회를 서로 비교하면서, 그리고 우리가 가야 할 바르고 활기찬 미래의 모습을 꿈꾸면서 말이다. 혹시 이 글이 우리 한인교민들에게 ‘소망‘ 보다는 ‘절망‘의 여운을 지나치게 남겨 논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 염려스럽기는 하지만. 캐나다에 있는 동안 도움을 베풀어 준 분들에게 감사하며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고 싶다.
이해성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