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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쏘기의 나침반
지은이 : 정진명
가  격 :   29,000원
ISBN : 978-89-7193-198-1(03690)
초판발행일 : 2010년 5월
1929년에 나온 『조선의 궁술』은 5천년 역사의 우리 활쏘기를 정리한 유일한 책이다. 그 전에는 활에 관한 기록이 전혀 없다가 일제의 통치가 완전히 자리 잡은 시기에 책이 나왔다. 이것은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절대 절명의 위기에 우리 조상들은 활쏘기의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렇다면 그 후의 활쏘기는 이것을 충실히 계승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우리 활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후, 한국의 활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일제강점기에 선배들이 목숨 걸고 지키려 한 『조선의 궁술』 속 활쏘기가 그대로 살아있을까?
불행하게도 답은 그렇지 않다. 활터는 지난 80년간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복장이나 관습 같은 것은 세월 따라 조금씩 변하는 것이라고 쳐도, 가장 중요한 사법은 완전히 달라져서 『조선의 궁술』에 그려진 정통사법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상태다. 80년 전에는 병으로 간주되던 이른바 반깍지 동작이 사법의 대세를 이루어 정통 사법을 비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법만 그런 것이 아니다. 활터의 여러 가지 중요한 풍속이 사라지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고, 또 이미 많이 바뀌었다. 흥을 돋우던 활 백일장이나 엄정한 격식과 규율을 자랑하던 편사는 사라져가고, 일본 활의 개념인 궁도와 단급제도에 활터는 과녁 맞추기의 도장으로 전락해버렸다. 다양한 풍속이 사라지고 과녁 맞추기 능력만이 자랑거리가 되었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이 책의 출발점은 바로 이런 의문점이다. 저자는 1999년에 국궁인들의 입문 필독서로 자리 잡은 『한국의 활쏘기』를 이미 냈다. 그런데도, 다시 10년이 지난 뒤에 이런 묵직한 책을 내는 것은, 개설서로는 만족할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란 한 마디로, 『조선의 궁술』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단순히 복고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수많은 비밀과 원리를 밝혀서 현재 유행하는 활터의 사법과 풍속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우리 활의 미래를 위해 지금 해야 할 일과 그 기준들을 속속들이 밝혔다.
한국의 활쏘기는 오랜 세월에 걸쳐 다듬어진 분야이기 때문에 한 개인이 짧은 시간에 수련한 경험만 가지고는 알 수 없는 오묘한 세계가 있다. 그런 세계는 구결과 비전을 통해서 전해온다. 지금까지는 그 부분에 대해 거론한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저자는 지난 10년간 활터에 전해오는 구결과 비전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하여 전통이라는 말 속에 숨은 무궁무진한 원리와 가치를 찾아냈다.
『활쏘기의 나침반』이라고 제목을 정한 것은 기준이 무너져서 생긴 전통에 대한 혼란을 정리하여 우리 활의 미래를 열 수 있는 기본을 제시하려고 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 전통 문화의 가장 중요한 분야인 활쏘기에 숨겨진 중요한 원리를 파악하여 올바르게 계승하고 그것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기준을 제시한 책이다. 그러기에 활을 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과 문화에 대해 고민한 사람에게는 새로운 눈을 열어준다.
 
           
성낙인(서울 황학정)

국어국문학과 교육학을 전공한 정진명 氏가 교육자로서 사회에 공헌하며 一方 수많은 시집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수긍이 간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국궁에 심취하여 바쁜 시간을 할애하여 활쏘기를 일상 생활화하고 있다는 것도 이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데 무엇이든 그 방면에 손을 대면 철저한 연구와 그 결과를 가지고 저서를 발간하여 이를 후학들에게 또한 역사적 고증을 후세에 남기고 있으니 이는 실로 찬사를 받을 만한 일이라고 보겠다.
내가 알기로 氏는 국궁(國弓)에 관하여 그 역사적인 고찰과 기구의 제조법, 예부터 내려오는 풍습, 여러 가지 일화 등을 경향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발굴해내고 이를 추측으로 저술한 것이 아니라 고증을 토대로 저술한 것을 이번에 또 다시 펼쳐낸다고 하니 집궁(執弓) 선배인 나로서는 한 마디 축하의 말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든 집대성(集大成)하였을 때 그 가치는 무한한 것으로 이번에 펴내는 氏의 책은 먼저 낸 한국의 궁술의 종합적인 개설이라면 이번에 쓴 책은 더 나아가서 심층적인 고찰이라고 보겠으니 사계(斯界)에 유관(有關)한 사람은 물론 우리나라 고유의 것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필독할 만한 것이 아닌가 사료되어 감히 추천하는 바이다.
2009년 여름.





장영학(청주 우암정)

정선생과 활로 인연을 맺은 지 벌써 15년이 넘는다. 그 간 정선생이나 나나 뜻밖의 일들로 인하여 활터로부터 적잖이 멀어졌는데, 그런 와중에도 이런 좋은 책을 준비했으니, 정선생의 활사랑은 눈물겹다.
5천년 우리 활의 정수를 정리한 『조선의 궁술』이 1929년에 나왔고, 그 후 70년간의 변화까지 총정리한 정 선생의 『한국의 활쏘기』가 1999년에 나와 국궁 입문 필독서로 자리 잡았는데, 10년 만에 또 다시 『활쏘기의 나침반』 원고를 받고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이번 책의 핵심은 『조선의 궁술』로 돌아가자는 것이어서, 1970년대 이후 많이 변형된 우리 활을 바로잡기 위해 지난 10년간 애쓴 정 선생의 노력이 잘 드러났다. 우리 활의 미래를 생각할 때 돌아보아야 할 기준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조선의 궁술』뿐이다. 그 기준으로 왜 돌아가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분명한 답이 이 책에 들어있다.
정선생은 본디 좋은 시집을 몇 권 낸 시인인데, 어쩌다 활에 입문한 뒤로는 남들이 평생을 해도 될까 말까 한 일들을 10년 사이에 해놓았다. 그러더니 요즘은 침뜸에 입문하여 『우리 침뜸 이야기』라는 안내서까지 냈다. 활을 통해 전통으로 깊어졌다면, 이제는 고통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술을 베풀어 희망을 주니, 생각하면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넓고 깊은가 하고 감탄하게 된다.
출판시장이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이윤을 내기 어려운 책을 내준 김학민 사장님의 용기에 특별히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2009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