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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과 통화정책
지은이 : 김병화
가  격 :   25,000원
ISBN : 978-89-7193-205-6 (03320)
초판발행일 : 2012년 4월
통화정책의 핵심은 금리 결정이라는 아주 단순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과정은 복잡하다. 어려운 통화정책 메커니즘을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관련 경제이론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과 현실경제 분석방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는 경제이론이 금리 결정은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결정시스템, 시장과의 소통 등 통화정책과 관련된 모든 것과 연관되어 있으며, 통화정책을 적절히 운용하기 위해서는 실물, 금융, 외환 등 현실경제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미래의 경제 진로를 제대로 전망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은행에서 30여년을 근무하면서 통화정책의 결정을 가까이서 돕고 이를 종합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었으며 또한 금융시장 일선에서 일하면서 통화정책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이러한 경험과 이론지식을 토대로 최신 경제이론의 틀로 한국은행이 어떤 목표 아래 어떻게 경제를 진단하고, 금리를 조정하는지 과정별로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1장에서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목표를 살펴보고 2장에서는 통화정책의 주된 목표인 물가안정과 관련된 이론에 대해 고찰하였다. 3장에서는 우리나라 통화정책의 운용메커니즘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였다. 4장에서는 경제상황 판단에 필요한 분석지표들을 실물, 금융, 외환 세 부문으로 나누어 설명한 후 과거 기준금리 조정사례를 이들 변수들의 움직임으로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 5장에서는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거시건전성정책과 양적완화정책에 대해 정리하였다.

이 책의 특징은 이론이나 실무 중심의 책과는 달리 이론과 실무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고 균형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경제 현실의 어떤 면에 중점을 두고 결정되는가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금융관계자는 물론 경제학도들이 통화정책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필자가 우리나라 금융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은행에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통화정책 관련 이론과 실무를 배우고, 또한 금융시장 일선에서 현실금융을 피부로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 여러 가지 귀중한 경험중의 하나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은 1990년대 말에 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에서 근무하면서 금융자본의 속성을 뼈저리게 깨닫고, 선진국 중앙은행의 운용행태를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적지 않은 기간 동안 통화정책의 결정을 가까이서 돕고, 이를 종합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행운이 아니었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 더 나아가 우리 금융시장의 발전방향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한편 금융시장 일선에서 새삼 배운 것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직간접적으로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 막중한 영향을 미치며, 적절한 통화정책이 금융경제 발전의 핵이 된다는 점이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 잘 이해하고 합리적인 예상을 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구체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도 금융시장이 중앙은행의 정책을 잘 이해하고 동조할 때 정책의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상호간의 이해가 필수적이다.
중앙은행과 금융기관 일선에서 일한 필자가 이에 조그마한 보탬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이 책을 집필하게 하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그리고 이 책을 쓰게 된 또 다른 동기는 실제 통화정책이 당대의 경제이론을 직간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입행 초기 필자는 학창시절에 배운 경제학이 중앙은행에서 근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1980년대 중반 다시 대학에서 최신 경제학이론을 공부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지만, 이 유학 시기에도 과거에 느낀 것과 같이 경제이론이 중앙은행의 실제 목표설정이나 운용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에 대한 회의가 떠나지 않았다. 그 당시 배운 수리에 크게 의존하는 순수 경제이론은 너무나 현학적인 것이어서 현실경제를 설명하고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데 아무런 보탬이 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유학생활을 마치고 다시 한국은행에 복귀하게 되면서 이러한 생각은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경제이론에 대한 이해가 나아지고, 중앙은행 실무에 대한 시야도 넓어짐에 따라 경제이론이 경제정책, 특히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역으로 금융시장의 실제 움직임과 통화정책의 결과가 새로운 경제이론의 정립 및 수정과 학계의 연구방향 설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는 대학에서 경제이론을 배우는 학생이나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어떤 경제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에 관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게 해주었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도들이 상아탑에서 배우고 있는 이론이 현실경제와 실제 정책의 대부분을 잘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경제학을 보다 잘 이해하고 경제지식을 현실경제에 응용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30여년 만의 한국은행 근무, 유학생활과 금융시장 일선에서의 경험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고, 가능하면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이 책은 이러한 나의 조그마한 소망을 바탕으로 태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를 그린 것처럼 마음에 차지 않고 부끄러움이 앞서 중도에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이론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으며, 중앙은행 실무에 통달하고 있는 분들이 부지기수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회의가 들었다. 그렇지만 관련 이론, 실무지식과 실제 시장접점을 종합해 놓는다면 비록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다음을 위한 디딤돌이 되리라는 것이 위안이었다.

이 책을 저술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첫째는 경제이론과 실제 통화정책과의 연관성이며, 둘째는 통화정책의 구체적 결정과정이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각 과정마다 경제이론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였으며, 통화정책 집행에 필요한 일상적인 연구 분석을 실물, 금융, 외환 등 분야별로 지루하다 할 정도로 상세히 언급하였다. 이렇게 한 이유는 이 책을 숙독하고 어느 정도의 실물경제 분석능력만 갖추면 독자적으로 통화정책에 관한 견해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원활한 소통과 건전한 비판과 격려를 통한 통화정책, 나아가 금융발전을 위한 토양의 형성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제1장에서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목표를 살펴보고, 제2장에서는 통화정책의 주된 목표인 물가안정과 관련된 이론에 대해 고찰하였다. 제3장에서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 알아본 후 우리나라의 운용 메커니즘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주된 목표인 물가안정을 이루기 위해 기준 금리를 조정하는 금리중심 통화정책인데,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조정할 때 국내외 경제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정책의 예상결과에 대해 심사숙고한다. 제4장에서는 경제상황 판단에 필요한 분석지표들을 실물, 금융, 외환 세 부문으로 나누어 설명한 후 과거 기준금리 조정사례를 이들 변수들의 움직임으로 살펴보았다. 마지막 제5장에서는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거시건전성정책과 양적완화정책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였다.
한편 작년에 한국은행법이 개정되었는데, 이는 국내외적으로 금융안정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된 것이 그 배경이라 하겠다. 과거에는 중앙은행에게 물가안정이란 한 가지 목표만 주어진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최종대부자 역할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금융안정이라는 책무도 부여되고 있다. 이 책에서도 최근 개정된 한국은행법을 최대한 반영하여 서술하려고 하였으나 만족스럽지는 못하였다.

이 책을 집필하는데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먼저 한국은행 관계 분들이 저술해 놓은 금융과 통화정책 관련 책자, 보고서, 논문 등이 없었더라면 이 책은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필자의 동료, 후배들, 특히 필자가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에 근무할 당시의 동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일일이 나열해 고마움을 표시하기에는 너무 많은 분들이다.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2012. 3
김 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