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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상쇠들(2)-영서지역 풍물굿
지은이 : 아트코어 굿마을_김원호
가  격 :   19,800원
ISBN : 9788971932391
초판발행일 : 2017년 2월
그간 여러 논문과 글들에서 강원도 지역의 풍물굿이 소개되었으나, 현재 문화재급 이외의 지역 현장에서는 대부분 실제 전승되어오는 풍물굿을 치지 않는다. 상쇠는 살아계셔도 그 풍물굿을 할 만한 대오가 거의 와해되어 버린 탓에,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지역민과 오랫동안 친근하게 살아왔던 풍물굿을 어르는 곳은 많지 않다.

강원도 영동지역 풍물굿은 강릉농악이 내용―형식이 출중하고 미학적 가치도 뚜렷해서 그 강한 힘이 지역 전체에 인터렉티브되는 좋은 자양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에 영서지역은 상대적으로 풍물굿이 잘 이루어지는 곳이 드물다. 원주 매지농악이 지역의 세시풍속과 결합하여 활동하는 것 이외에는 지역적 특성을 뚜렷이 갖는 성격의 풍물굿판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영서지역에서도 지역 풍물 굿의 소중한 자산을 가지고 어르어내는 풍물굿이 볼거리 대회용 농악방식으로 대체되는 일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강원도 영서지역에서 ‘현재 연행되고 있는 풍물굿’과 그것을 살아남게 한 상쇠를 소개한다. 나아가 풍물굿을 보존・전승하는 것을 넘어서서 지금 우리 삶의 감수성과 가치관에도 통하는 실제적인 문화예술 양식이 되기 위해 부단히 당대성을 가져내려 하고, 나아가 실제로 ‘더늠’하고 있는 지역을 연구・분석하는 일을 가장 소중한 과제로 삼는다.

강원도 영서지역 풍물굿은 지금 살고 있는 대중과 상호소통하며 고군분투하는 곳만 살아남았다. 춘천의 뒤뚜루농악과 원주 부론풍물굿이 그곳이다. 생생한 조사자료들을 기초하여 시대에 맞게 활용하면서 ‘춘천적’인 것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는 춘천의 뒤뚜루농악과, 더늠을 하면서 현실 삶과의 소통력을 키우고 있는 원주 부론풍물굿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저자는 이 두 곳을 생성미학 관점, 즉 ‘산채로 좇아가, 분석이 아닌 전인적 해석으로 하는, 가시적인 것과 불가시적인 것을 통째로 얽어내는 통학문적 접근방식’으로 들여다본다. 풍물굿은 하나의 양식으로서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와 감수성이 만나 당대 신명을 창출하여 근원적 기쁨으로 안돈되는 문화 자체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말

강원도 전역의 상쇠와 그들의 풍물굿에 대한 글을 모두 쓰려면 적어도 대여섯 권정도 책의 분량이 필요하다. 기존에 발표된 훌륭한 학 술 논문이나 단행본도 이미 방대하고, 심지어 각 문화재 단체가 만들어낸 책과 자료, 홈페이지 소개 글도 무척 많다. 민속학이나 국문학, 비교문화론 관점에서 쓴 논문들도 수두룩하다. 학술진흥연구 성격의 이 책은 강원도 각 지역의 풍물굿을 모두 모아 개요 정도로 소개하지는 않는다.
강원문화재단이 요청하는 것 은 미래가치를 창출하게 하는 학술이지 기존 정보를 이리저리 편집 한 소개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과거의 기억들과 흔 적들을 디스플레이한 개괄서나 실태조사 보고서를 지양한다. 지금도 어떡해서든지 살아남아 지역민들과 상호 소통하면서 연행되고 있는 풍물굿만을 조사연구하였다. 강원문화재단에서는 이 학술진흥연구를 위해 강릉농악보존회에도 의뢰하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강릉농악보존회에서는 영동농악, 필자는 영서농악으로 나누어서 집중 연구할 수 있었다.
그간 여러 논문과 글들에서 강원도 지역의 풍물굿이 소개되었으나, 현재 문화재급 이외의 지역 현장에서는 대부분 실제 전승되어오는 풍물굿을 치지 않는다. 상쇠는 살아계셔도 그 풍물굿을 할 만한 대오가 거의 와해되어 버린 탓에,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지역민과 오랫동안 친근하게 살아왔던 풍물굿을 어르는 곳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영동지역은 강릉농악이 내용―형식이 출중하고 미학적 가치도 뚜렷해서 그 강한 힘이 영동 지역 전체에서 인터렉티브되는 좋은 자양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좋은 예가 양양인데 최정도상쇠의 영향력에 있는 대여섯개 면단위 풍물굿패 2~3백 명이 아직도 매년 풍물을 어 르어내는데 그 기운이 무척 좋다.
반면 영서지역은 상대적으로 풍물굿이 잘 이루어지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 원주 매지농악이 지역의 세시풍속과 결합하여 활동하는 것 이외에는 지역적 특성을 뚜렷이 갖는 성격의 풍물굿판은 잘 보이 지 않는다.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영서지역에서도 지역 풍물 굿의 소중한 자산을 가지고 어르어내는 풍물굿이 볼거리 대회용 농 악 방식으로 대체되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 볼거리 기예 중심의 농악이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역의 오랜 지역적 문화기반에서 다듬어져 왔던 여러 풍물굿적 기제와 소통방식은 급격히 쇠락해져 버렸다. 풍물굿의 내용 뿐 아니라 풍물굿 흐름의 시간성, 지역민들하고만 할 수 있는 고유한 신명 창출의 기제 등은 계속 과소평가되면 서 잊혀져가고 있다. 나아가 전혀 지역적이지 않은 치배 구성과 심 지어 장단의 단순화와 고유 타법의 실종이 빈번해지면서 영서지역 고유의 특성을 갖추고 연행되어왔던 지역 풍물굿은‘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본 연구의 초점은‘ 현재 실제적으로 연행되고 있는 풍물굿’과 그것을 살아남게 한 상쇠를 소개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였다. 나아가 풍물굿을 보존・전승하는 것을 넘어서서 지금 우리 삶의 감수성과 가치관에도 통하는 실제적인 문화예술 양식이 되기 위해 부단히 당 대성을 가져내려 하고, 나아가 실제로‘ 더늠’하고 있는 지역을 연구・분석하는 일을 가장 소중한 과제로 삼았다. 왜냐하면 현실로 존재 하는 당대 감수성으로 풍물굿의 가치를 소통해내지 않는 한 풍물굿 이 미래로 살아나가지 못하리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의 풍물굿은 지금 살고 있는 대중과 상호소통하며 고군분투하는 곳만 살아남았다. 필자가 만난 풍물굿이 춘천의 뒤뚜루농악과 원주 부론풍물굿이 그곳이다. 뒤뚜루농악은‘ 춘천적’인 것에 맹렬히 집중하면서 춘천의 모든 풍물굿에 대해 놀랄만한 정도로 방대한 조사 사업을 하면서 그들의 지역굿을 보듬어 왔다. 그런데 그러한 생생한 조사자료들을 서가나 장롱에 쳐박아 놓은 것이 아니라 지금 시대에 살릴 밑천으로 적극 활용하면서‘ 춘천적’으로 조금씩 진화하면서 커나가고 있다.
부론풍물굿은 전승되어져 내려오는 풍물굿을 여전히 어를 수 있는 세대가 아직 살아계시고 여기에 젊은 풍물굿쟁이와 예술가, 그리고 지역 구성원들이 결합하여 한 대오를 새로이 이루면서 우리 시대에 재생시키려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용맹하게 더늠을 하면서 현실 삶과의 소통력을 키우고 있다.
이 두 곳을 생성미학 관점으로 추적하였다. 생성미학은 ‘산채로 좇아가, 분석이 아닌 전인적 해석으로 하는, 가시적인 것과 불가시적인 것을 통째로 얽어내는 통학문적 접근방식’이다. 그래서 필자는 풍물굿을 늘 이 생성미학으로 해석한다. 물론 이 방법은 민속학 등 여러 분야의 선행 연구자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춘천 뒤뚜루농악의‘ 춘천적’인 것, 부론풍물굿의‘ 더늠’이라는 각자 고군분투하며 챙긴, 살아있는 화두들을 생성미학적 관점에서 들여다 보는 것이 이 책의 성과이다. 이를 바탕삼아 강원도 전역에서 이 두 지역 이외에 당대성을 가지고 살아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지역을 계속 찾아보고 헤아려 볼 것이다.
지역의 풍물굿이 조금씩 재생되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밑천되어 야 진정한 풍물굿이다. 풍물굿은 하나의 양식으로서만 발전하는 것 이 아니라 삶의 가치와 감수성이 만나 당대 신명을 창출하여 근원 적 기쁨으로 안돈되는 문화 자체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